심혈관 질환 예방, 생활 속 운동이 가장 확실한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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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는 여전히 심혈관 질환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3만 5천여 명,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망 원인의 2위와 4위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의료계는 “심혈관 질환은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70%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규칙적인 운동은 가장 확실한 예방법으로 꼽힌다.

■ 심혈관 질환, 왜 늘어날까

심혈관 질환은 심장이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주원인이며, 흡연·과음·운동 부족 같은 생활 습관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이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 보내는 ‘좌식 생활’, 외식과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 높은 스트레스 수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중 고혈압 유병률은 29%, 당뇨병 유병률은 13%에 달한다. 이들 질환은 모두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다. 전문가들은 “혈관은 나이가 들수록 노화하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은 노화를 앞당긴다”고 경고한다.

■ 운동이 주는 의학적 효과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장 근육을 단련시키고 혈관의 탄성을 유지한다. 운동을 하면 심장이 더 효율적으로 혈액을 내보낼 수 있어 혈압이 안정되고,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된다. 실제 미국심장학회(ACC)는 “주 150분 이상 중등도 운동을 하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30% 이상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근력 운동도 중요하다. 근육은 혈당을 흡수하는 주요 기관으로, 근육량이 많을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또 근육은 기초 대사량을 높여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체중이 줄면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에, 심혈관 건강 관리에 효과적이다.

■ 어떤 운동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유산소+근력 운동 병행을 권장한다.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걷기다. 하루 8,000보 이상 걷기를 목표로 하면 심폐 기능이 강화되고, 혈당·혈압 조절에도 유익하다.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수영도 좋은 선택이다.

근력 운동은 주 2~3회가 적당하다. 맨몸 스쿼트, 아령 들기, 밴드 운동 등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충분하다. 단, 갑자기 무거운 중량을 들거나 무리한 강도로 시작하면 오히려 부상의 위험이 있다.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해주고, 체력에 맞게 점진적으로 강도를 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 식습관 관리도 병행해야

운동만큼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200mg으로 WHO 권장량(2,000mg)의 1.6배에 달한다. 나트륨 과잉은 혈압을 높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가공식품과 외식 빈도를 줄이고, 채소와 통곡물, 생선 섭취를 늘릴 것을 권고한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심근병증과 부정맥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연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2~3배 높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 조기 검진과 생활 관리

운동과 식습관 관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정기적인 검진도 빼놓을 수 없다. 40세 이상 성인은 2년에 한 번 이상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 자주 검진을 권한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준호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예방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매일 30분 이상 걷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며, 정기적으로 혈압과 혈당을 확인하는 생활 습관이야말로 최고의 예방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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