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은 흔히 자세가 안 좋아서 생기는 습관 정도로 여겨진다. 고개가 앞으로 나와 있고 어깨가 말린 모습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된 현대인에게 너무 익숙하다. 그래서 대부분은 “좀 펴고 앉아야지” 정도로 넘긴다. 하지만 거북목은 단순한 미관상의 문제가 아니다. 관리하지 않고 방치될 경우, 실제로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
정상적인 목뼈는 완만한 C자 곡선을 이루며 머리의 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시킨다. 그러나 고개가 앞으로 빠진 거북목 자세가 지속되면, 이 곡선이 점점 사라지거나 일자 형태로 변한다. 문제는 머리의 무게다. 사람의 머리는 평균적으로 45kg 정도인데, 고개가 앞으로 23cm만 나와도 목에 걸리는 부담은 몇 배로 증가한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목뼈 사이의 디스크는 정상적인 압박을 넘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초기에는 단순한 뻐근함이나 피로감으로 시작한다. 오래 앉아 있으면 목과 어깨가 무겁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근육 문제라고 생각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로 버틴다. 하지만 이미 이 단계에서 디스크 주변의 환경은 변하기 시작한다. 앞쪽 목 근육은 짧아지고, 뒤쪽과 견갑 주변 근육은 늘어난 채 약해지면서 목을 지지하는 균형이 무너진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의 양상이 달라진다. 목 자체보다 어깨나 등, 팔 쪽으로 불편함이 퍼지거나,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돌릴 때 찌릿한 느낌이 나타난다. 이는 디스크가 조금씩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자극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컨디션 문제”로 치부되기 쉽다.
거북목이 목디스크로 진행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잘못된 보상 움직임이다. 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몸은 이를 대신하기 위해 다른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한다. 어깨를 끌어올리거나, 등 상부를 굳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보상은 일시적으로는 통증을 줄여주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스크에 더 큰 압력을 가한다. 결국 디스크는 점점 약해지고, 돌출이나 탈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요한 점은 목디스크가 발생한 뒤에야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미 거북목 단계에서부터 디스크에 불리한 조건은 만들어지고 있다. 다행히 이 과정은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초기 단계에서 자세와 움직임 패턴을 교정하고, 목을 포함한 척추 전체의 정렬을 회복하면 디스크 진행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거북목은 몸이 보내는 첫 번째 경고다. 단순히 고개를 뒤로 당기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왜 그런 자세가 만들어졌는지, 어떤 부위가 과도하게 쓰이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거북목을 방치하면 목디스크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지금의 자세를 돌아보는 것이, 미래의 디스크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예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