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식단을 따라 하고, 같은 시간에 운동을 하는데도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누군가는 체중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졌다고 말하는 반면, 누군가는 “이걸 먹고도 왜 안 빠지지?”라며 좌절한다. 이런 차이는 의지력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다. 다이어트의 결과는 생각보다 몸의 조건과 반응 방식에 크게 좌우된다.
가장 큰 차이는 기초대사량과 근육량이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같은 식단을 먹어도 남는 에너지가 적으니 지방으로 저장될 가능성도 낮다. 반면 반복적인 다이어트와 무리한 유산소 위주의 운동으로 근육이 줄어든 사람은, 적게 먹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 체중이 그대로여도 체형이 처져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 차이는 혈당 반응과 인슐린 민감도다.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해도 어떤 사람은 혈당이 완만하게 오르지만, 어떤 사람은 급격히 상승한다. 혈당이 급히 오를수록 인슐린 분비도 많아지고, 이는 지방 저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과거에 단 음식 섭취가 잦았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반복해온 경우,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져 다이어트 효과가 더디게 나타난다. 이때는 식단의 양보다 식사 순서와 조합이 훨씬 중요해진다.
세 번째는 당독소 축적 정도다. 당독소는 대사 기능을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높여, 지방 분해를 어렵게 만든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당독소가 많은 몸은 에너지를 쓰기보다 저장하려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그래서 체중은 크게 늘지 않아도 복부나 허벅지처럼 특정 부위에 지방이 남게 된다. “왜 나는 특정 부위만 안 빠질까?”라는 질문의 답이 여기에 있다.
또 하나의 결정적 요인은 수면과 스트레스 상태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가 높은 상태에서는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고, 이는 지방 축적과 직결된다. 같은 식단을 먹어도 잠을 충분히 자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몸 반응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복부 지방은 스트레스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해, 결과 차이를 더욱 크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요소는 운동에 대한 몸의 회복 능력이다. 같은 운동을 해도 회복이 빠른 사람은 근육을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지만, 회복이 부족한 사람은 염증과 피로만 쌓인다. 이 경우 몸은 지방을 태우기보다 보호 모드로 전환된다.
다이어트는 공평하지 않다. 하지만 이는 불리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전략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같은 식단을 따라 하기보다, 내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몸의 차이를 인정하는 순간, 다이어트는 실패의 반복이 아니라 방향을 찾는 과정으로 바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