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 운동 부족이 아니라 호르몬 문제일 수 있다 — 배만 안 빠지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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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신경 쓰이는 부위는 단연 복부다. 식단을 줄이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유독 배만 남아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운동을 충분히 하고 있음에도 복부비만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때 의심해야 할 것은 의지나 노력 부족이 아니라 호르몬의 균형이다.

복부비만과 가장 밀접한 호르몬은 바로 코르티솔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 몸을 위기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지방을 저장하는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복부 지방 세포는 코르티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만성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도한 운동, 불규칙한 식사는 코르티솔 수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이 상태에서는 몸이 지방을 태우기보다 배에 저장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운동을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배가 더 단단해지고 잘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과훈련으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 때문이다. 충분한 회복 없이 고강도 운동을 반복하면 몸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코르티솔 분비를 늘린다. 이때 체중은 크게 변하지 않는데 복부만 더 도드라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운동을 쉬면 살찔까 봐”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복부비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또 하나 중요한 호르몬은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반복적인 혈당 급상승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이 상태에서는 같은 음식을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될 가능성이 커지고, 특히 내장 지방이 잘 쌓인다. 잦은 간식, 단 음식,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은 인슐린을 계속 자극해 복부비만을 고착화시킨다. 먹는 양을 줄여도 배가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호르몬 변화도 복부비만과 깊이 연관된다. 생리 주기, 임신과 출산, 그리고 40대 이후의 호르몬 변화는 지방 분포 자체를 바꾼다. 예전에는 허벅지나 엉덩이에 붙던 지방이 점점 복부로 이동하는 경험을 하는 이유다. 이 시기에 20대처럼 운동량만 늘리는 방식은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복부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접근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운동 시간을 늘리기보다 수면의 질, 스트레스 관리, 혈당을 안정시키는 식사 패턴이 함께 조정되어야 한다. 운동 역시 무조건 강한 자극보다는 코어 안정성, 호흡, 회복을 포함한 방식이 호르몬 균형에 더 도움이 된다.

배는 가장 정직한 부위다. 몸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회복이 부족한지, 호르몬 균형이 무너졌는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복부비만이 계속된다면 “내가 덜 노력해서”가 아니라, 몸이 아직 살을 빼도 되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이제는 배를 줄이기 위해 몸을 더 몰아붙이기보다, 몸이 안심하고 지방을 내려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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