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허리보다 다리가 먼저 아픈 이유 — 통증의 진짜 출발점은 ‘신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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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라고 하면 대부분 허리가 심하게 아플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허리보다 다리 통증이나 저림을 먼저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허리는 괜찮은데 엉덩이부터 종아리, 발까지 당긴다”,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다리가 찌릿하다”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허리 문제를 의심하지 못하고, 단순한 근육통이나 혈액순환 문제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허리디스크의 핵심은 통증의 위치가 아니라, 신경이 어디에서 어떻게 자극받고 있느냐에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주변 신경을 압박하거나 자극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문제가 되는 신경은 허리에서 시작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이어지는 긴 경로를 가진다. 즉, 디스크로 인한 자극은 허리에 국한되지 않고 신경이 지나가는 경로 전체에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허리는 크게 아프지 않은데 다리가 먼저 불편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좌골신경이 자극을 받는 경우, 통증은 허리보다 엉덩이 깊숙한 곳에서 시작해 한쪽 다리로 내려가는 양상을 보인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허리를 숙일 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다리 통증이 심해진다면 단순 근육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때 허리를 만져도 크게 아프지 않기 때문에 원인을 놓치기 쉽다.

다리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신경 조직의 민감도다. 근육은 어느 정도 자극을 견디지만, 신경은 작은 압박에도 날카로운 통증이나 저림으로 반응한다. 디스크가 아주 크게 튀어나오지 않아도,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라면 다리 쪽 증상이 먼저 두드러질 수 있다. 그래서 영상 검사상 디스크가 ‘경미’하다고 나와도, 증상은 의외로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부분은 다리만 치료하려는 접근이다. 종아리 스트레칭, 마사지, 찜질로 일시적인 완화는 느낄 수 있지만, 허리에서 시작된 신경 자극이 해결되지 않으면 증상은 반복된다. 통증의 위치와 원인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치료 방향도 엇나가기 쉽다.

다리 통증이 동반된 허리디스크에서 중요한 관찰 포인트는 증상의 변화 패턴이다. 통증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거나, 저림 범위가 넓어지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생긴다면 신경 압박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허리 통증은 줄고 다리 증상만 남는 경우에도 “나아지고 있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 신경 증상은 회복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리가 먼저 아프다는 것은 몸이 이미 신경을 통해 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 신호를 무시하고 통증 부위만 관리하면 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허리, 골반, 하체를 하나의 연결된 구조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다.

다리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다리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통증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조기에 방향을 바로잡으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다리가 먼저 아프다는 사실은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몸이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그 신호를 제대로 읽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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