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진료 질환 중 하나는 위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매년 500만 명 이상이 위염으로 병원을 찾는다.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변비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인의 불규칙한 생활과 잘못된 식습관이 소화기 질환 증가의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 늘어나는 소화기 질환
위염은 위 점막이 손상되어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국내 성인 10명 중 6명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속쓰림, 목 이물감을 유발한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식, 늦은 저녁 식사가 원인이다. 최근 10년간 환자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소화기 질환은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 잘못된 습관이 만드는 질병
늦은 밤 야식은 위와 식도를 자극한다. 특히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술은 위산 분비를 늘려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킨다. 과식 역시 위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인스턴트 식품은 소화가 어렵고 장내 세균 균형을 깨뜨린다. 여기에 불규칙한 식사 시간이 더해지면 위장 기능은 쉽게 무너진다.
■ 예방을 위한 식습관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시간에 적정량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식사는 서두르지 말고 20분 이상 천천히 해야 하며, 과식을 피해야 한다. 취침 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물은 하루 1.5~2리터를 나누어 마시되, 식사 직후 과도한 물 섭취는 피해야 한다.
또한 채소와 통곡물, 발효식품은 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김치, 요구르트, 된장 같은 발효식품은 유익균을 늘려 장내 환경을 개선한다. 반면 카페인, 탄산음료, 과도한 육류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 스트레스와 소화기 질환
소화기 질환은 정신적 요인과도 밀접하다. 스트레스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장의 운동을 불규칙하게 만든다. 실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의 상당수는 불안·우울 증상을 동반한다. 명상, 요가, 규칙적인 수면은 소화기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 조기 진단의 필요성
소화기 질환은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위염은 위암의 전단계일 수 있고,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 협착이나 바렛식도 같은 합병증을 일으킨다. 변비가 지속되면 치질, 장 폐색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된다면 내시경 검사 등 조기 진단을 받아야 한다.
■ 전문가 조언
소화기내과 전문의 정다현 박사는 “소화기 질환의 70% 이상은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다”며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분, 스트레스 관리가 최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증상이 잦다면 단순한 체질 탓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