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체중이 줄지 않는다는 호소는 생각보다 흔하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량이 부족한가?”라고 자책하지만, 실제 원인은 단순한 의지나 운동 시간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다.
먼저 가장 큰 이유는 대사 적응이다. 반복적인 다이어트와 과도한 운동은 몸을 ‘에너지 절약 모드’로 만들어 같은 운동을 해도 소모 열량이 점점 줄어들게 한다. 특히 저열량 식단을 오래 유지한 상태에서 운동을 병행하면, 몸은 생존을 위해 지방 연소를 최소화하고 근육까지 소모하려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이때 체중은 잘 줄지 않고, 오히려 체형이 망가졌다고 느끼게 된다.
두 번째는 호르몬 불균형이다. 수면 부족이나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는데, 이 호르몬은 복부 지방 축적과 깊은 연관이 있다. 밤늦게까지 운동하거나 카페인 섭취가 잦은 경우, 운동을 열심히 해도 몸은 지방을 저장하려는 신호를 계속 받게 된다.
세 번째는 운동 구성의 문제다. 유산소 운동만 과도하게 반복하거나, 웨이트 트레이닝 시 강도와 회복이 맞지 않으면 근육량은 늘지 않고 피로만 누적된다. 근육은 기초대사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데, 근육이 늘지 않으면 체중 변화도 더디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네 번째는 섭취 타이밍과 영양 불균형이다. “운동했으니 덜 먹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면 회복이 늦어지고 대사는 더욱 떨어진다. 반대로 운동 후 무의식적인 보상 심리로 고당·고지방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몸의 컨디션 신호를 무시하는 습관이다. 잦은 피로, 수면의 질 저하, 생리 불순, 집중력 저하는 이미 몸이 과부하 상태라는 경고일 수 있다.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운동을 더 늘리기보다는, 휴식과 수면을 회복하고 운동 강도와 식단을 재조정하는 것이 오히려 체중 감량의 시작점이 된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정확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운동이 답이 되기 위해서는 몸이 변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다.